예술가가 사랑한 커피

예술은 한잔의 커피에서 시작했을까

커피는 하나의 세상을 움직였다.


"한 잔의 커피가 없다면, 나는 작곡을 멈출지도 모른다"

18세기 작곡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는 이렇게 말하며, '커피 칸타타'를 남겼다.

그에게 커피란 무엇일까, 기호식품이 아니라 예술을 완성시키는 연료였을까.

당시 유럽에서는 커피하우스가 새로운 사교의 장으로 떠오르며, 예술과 철학, 사상의 중심지가 되었다.


비엔나의 커피하우스 문화를 제대로 알려면 18세기보다 우선인 17세기로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1683년 제2차 빈 공방전에서 패배한 오스만군은 비엔나에 커피콩을 남기고 퇴각했다.

2년 후, 1685년 비엔나에 첫 커피하우스가 문을 열었고, 

이를 찾는 사람들이 늘면서 18세기 말엔 비엔나 전역에 커피하우스의 수가 급격히 증가했다.


커피하우스는 사람들이 모이는 사교의 장이자, 비치된 신문과 책에서 정보를 얻는 곳이었다.

클림트, 에곤 실레 등 내로라하는 예술가들도 그 시절 커피하우스에 앉아 신문을 읽으며 커피를 마시고,

다른 이와 만나 영감을 주고 받았다. 카페는 예술가들의 소통의 장이며 하나의 '아틀리에'였다. 

프랑스의 오래된 카페'레 되 마고'는 샤르트르와 보부아르가 처음 만난 장소이자, 
알베르 카뮈가 <이방인>을 집필하고,헤밍웨이, 앙드레 지드, 생텍쥐베리, 피카소 등 

많은 문학가와 철학가가 아지트처럼 즐겨 찾고 지식과 커피 향을 나누며 사랑했던 곳이다.


베토벤은 커피를 유난히 좋아했다고 한다. 매일 이른 아침 깨끗한 원두 60알을 정확하게 세어 분쇄기에 갈아 커피를 내리며 하루를 시작했다.

그의 방은 항상 악보나 종이가 흩어져 어지러웠으나 책상에는 악보 한 장과 커피 추출 용구가 놓여져 있었다고 한다.

항상 작품을 쓰기 전 모닝 커피용으로 타거나 벌레 먹지 않은 깨끗한 원두를 손수 세었다.

그래서 커피에서 60은 '베토멘 넘버(Number)'라고 불린다.

왜 베토벤은 커피 원두를 손수 세었을까? 창작의 자양분이었을까? 

그는 "한 잔의 커피를 만드는 원두는 나에게 60가지 영감을 준다"고 말했다고 전해질 정도다.

그러니 그에게 커피는 단순한 기호품 이상 그와 예술의 세계를 이어주는 원동력이었을 것이다. 


프랑스 작가이자 사상가 장폴 사르트르 (Jean Paul Sartre)는 "하루종일 카페에서 보냈다"고

스스로 '진상고객'을 고백할 만큼 카페에서 자신의 업적을 완성시켰다.

보들레르는 카페 드 플로르에서 시를 쓰며 " 커피는 생각을 검게 태워 예술로 만든다"고 표현했다.

피카소와 헤밍웨이, 모딜리아니 같은 예술가들도 몽마르트 언덕 아래 작은 카페에서 잠을 지새웠다.

그들의 손에는 늘 커피가 있었고, 그 한잔에 스케치와 문장이 태어났다.

독일 가곡의 왕 프란츠 페터 슈베르트는 소문난 커피 애호가였다. 

낡은 원두 그라인더를 재산목록 1호라고 자랑했다. 

그의 가곡 ‘죽음과 소녀’는 커피를 분쇄하면서 향기를 감상하다가 갑자기 악상이 떠올라 쓴 곡으로 전해진다.


프랑스 시인 아르튀르 랭보는 에티오피아의 하라 커피에 푹 빠졌다. 

미국의 문호 어니스트 헤밍웨이가 <킬리만자로의 눈>을 집필한 배경엔 탄자니아 킬리만자로 커피에 대한 사랑 때문이란 이야기도 있다.

프랑스 역사가 쥘 미슐레 (Jules Michelet)는 역사 속 커피의 등장을 '혁명'이라는 

과감한 단어를 사용해 평가했다.그는 커피가 "시대의 흐름을 바꾼 상서로운 혁명"이라고 하면서

"새로운 관습을 창조하고 더 나아가 인간의 기질을 바꾼 위대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커피, 만인을 위한 철학>의 저자는 카페의 토론문화가 프랑스의 '살롱문화'를 촉발하며

프랑스 혁명을 잉태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유럽에서 카페는 만남의 장소 역할을 하면서 소통을 통해

기존 질서에 대한 반감까지 이어지게 만들었다.

특히 1686년 프랑스 파리에 처음 생긴 프로코프(Procope) 카페는 

혁명적 사상을 탄생시킨 역사의 진원지로 손꼽히는 곳이다.

프랑스 지식인들은 학문과 정치를 논하기 위해 이 카페를 찾았고, 

프로코프를 시작으로 줄줄이 생겨난 주변 카페들은 프랑스 혁명의 씨앗으로 불릴만큼 원동력이 됐다.


커피는 세상을 흔들기도 예술의 영감을 가져오기도 한다.

앞으로의 카페와 커피는 어떤 세상을 우리에게 가져올까.

과거에는 만남이 직접 카페에 방문해서 대화를 나누고 지식을 나누었지만

현대의 사람들은 자신이 마시는 커피의 사진을 쉽게 공유하고, 서로의 취향을 추천하며 비교하며 소통합니다.

커피 관련 온라인 세미나, 이벤트가 열리면서 지리적 한계를 넘어 커피 애호가들이 자유로운 소통의 기회를 제공하고

우리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커피의 세계를 확장시키고 있다.


단순한 음료를 넘어 사람에게 감동과 사람간의 연결을 시켜주는 매개체가 아닐까

예술가에게 영감을 주어 감동을 세상에 전파하고 

토론의 장과 지식을 전파하며 세상을 뒤흔든 커피

여러분들의 세계는 어떤 예술과 커피가 자리 잡고 있나요?


출처)

중앙일보, 〈예술가들이 사랑한 커피의 역사〉, 2023.10.26.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306780 

조선일보, 〈커피와 예술, 창작의 향기로 피어나다〉, 2025.08.09.

https://www.chosun.com/national/weekend/2025/08/09/7HNJOKBUIFEKNEMQXEOEMSQXWA/?utm_source=naver&utm_medium=referral&utm_campaign=naver-news

헤럴드경제, 〈예술과 커피, 영감의 상관관계〉, 2023.03.02.

https://biz.heraldcorp.com/article/10396488

매일신문, 〈커피가 바꾼 예술의 풍경〉, 2023.06.16.

https://www.imaeil.com/page/view/2023061610442651820

빅타뉴스, 〈예술가와 커피의 인연〉, 2023.03.23.

https://www.bigtanews.co.kr/article/view/big202303230016

한국경제, < 당신은 어떤 커피와 첫키스를 했나요>, 2023.10.12.

https://www.hankyung.com/article/2023101247171

작성 2025.10.31 05:07 수정 2025.10.31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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