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한 달 내내,
일 년이 지나는 동안
그대에게 편지를 씁니다
달력의 숫자를 보다
시계를 보다 길을 가다 밥을 먹다
책을 읽다 웃다가 울다가
하트 잎 사이로
빼꼼 올라오는 노란 괭이밥을 보며
세찬 작달비에 몸살 않는
낯선 처마 끝을 마주하게 되면
그 자리에서 편지를 씁니다
바람에 날리우는 낙엽을 보노라면
모르는 새 편지지를 펼치고
싸라기눈 품에 안은 창을 보며
가녀린 마음 되어
어느덧 편지를 씁니다
그리 생각나는 얼굴도 없는데
햇살에 발갛게 그을린
아이의 얼굴을 보게 되거나
비에 젖고 있는 제비가 전깃줄에 앉아
털어지지도 않는 빗물을 털어 내며
쏟아내는 숱한 말을 들으며
우두커니 선 채 편지를 씁니다
삐뚤빼뚤 써 내려간 못난 편지들이
차곡차곡 쌓인 서편은
여전히 붉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