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를 마치고 선교회 회원들이 가까운 근교의 카페에 나들이 갔습니다.
김집사는 핸드드립 커피를, 박권사는 카페라테를, 오집사는 달달한 카라멜 마키아또를 주문 했습니다.
오 집사가 갑자기 생각난 듯이 김 집사에게 물었습니다.
"궁금한 것이 있는데, 집사님은 왜 맨날 아메리카를 드세요? 다른 커피를 드시는 것을 본적이 없어서요."
"나는 이상하게도 커피에 우유나 다른 것이 섞이는 것이 싫더라고요. 전에는 믹스커피를 좋아했는데 점점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이 좋아졌어요. 그래서 가능하면 핸드드립 커피만 마십니다."
김 집사가 웃으면서 대답했습니다.
커피의 역사를 살펴보면 처음 커피를 음용했던 아랍인들은 커피가루를 물에 넣어서 끓여 마셨습니다. 커피가 이집트로 전파되면서 향신료인 넛맥 가루를 넣어서 마시기도 했고, 터키로 전파되면서 설탕을 넣어서 마시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우유를 넣어서 만드는 커피음료가 흔하지만 처음부터 그렇게 마셨던 것은 아닙니다. 최초로 커피에 우유를 첨가해서 마신 사람들은 오스트리아 합스부르그 왕가 사람들이라고 합니다.
몽골제국에 대사로 파견되었다가 돌아온 사람이 몽골의 음료 수태차를 마셔본 경험을 커피에 적용했던 것이 커피에 우유를 넣어서 마시게 된 유래라고 합니다. 그 후에 유럽 최초의 카페 ‘블루보틀’의 주인 ‘콜시스키’의 카페에서도 우유를 넣은 커피가 선보이게 되었는데, 너무 쓴 커피 때문에 장사가 잘 안되자 나온 마케팅 전략이었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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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믹스는 세계 최초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커피기업인 동서식품이 만들었습니다. 믹스 커피가 처음 등장했을 때, 사람들은 집에서도 다방커피와 같은 맛을 즐기게 되었다고 놀라워했습니다. 커피가루와 설탕, 그리고 우유 분말이 완벽한 비율로 섞여있었기 때문입니다.
커피에 무엇인가를 섞어서 마시려는 시도는 전적으로 사람의 기호와 관련된 마케팅 전략에서 시작했습니다. 커피에 우유를 섞고, 설탕을 넣어서 마시고, 카카오와 캬라멜, 심지어는 소금이나 술까지 첨가해서 음료로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음료를 커피 베리이션 음료라고 합니다.
음악용어로 베리에이션(Variation)이라는 말은 ‘변주하다’라는 뜻인데 커피에 무엇인가를 섞어서 만들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그런데 사람들의 기호에 맞춰서 많은 것을 섞고 혼합하다 보면 커피의 맛과 향보다는 다른 첨가물의 뉘앙스가 더 강하게 느껴지게 된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순식간에 변화하고 있고 사람들의 생각이나 문화도 급변하고 있습니다. 기독교는 과거에 비해 점점 힘을 잃어가고 있고 교회는 쇠퇴해 가고 있습니다. 문제를 인식한 기독교계는 어떻게든 세상 사람들의 기호를 맞추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세상적인 재미나 반응은 이끌어낼 수는 있어도 자칫 잘못하면 교회 안에 이교적인 요소들이 들어올 수 있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미국의 자유주의 신학교에서는 힌두교의 명상을 받아들이는 등 종교혼합주의적인 실험을 하기도 합니다.
여러 종교를 가진 사람들을 하나로 묶어서 종교 간의 거리를 없애고 분열을 방지하고자 하는 시도 하곤 합니다. 이는 믹스커피가 여러 재료를 섞어 간편하게 하나의 맛을 내는 과정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믹스커피는 맛있고 편리하고 사람들의 기호에 잘 맞지만, 커피 본연의 맛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커피 음료는 새로운 재료를 추가하거 혼합할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기독교 진리는 어떤 것과도 혼합되어서는 안됩니다. 진리는 사람들의 입맛에 따라서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최근에 한국사회는 커피의 제 3의 물결이라고 불리는 스페셜티 커피 시장에 눈뜨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아무 커피나 마셨지만 이제는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느끼고 즐기려고 하는 소비자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입니다.
최근 한국교회의 교세가 심각한 수준으로 약화되고 있다고 다들 걱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교회는 세상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서 복음의 진리를 희석하는 것이 아니라 본래의 가치와 진리를 지켜나가야 합니다. “오직 성경, 오직 믿음, 오직 은혜” 의 종교개혁의 전통과 가치를 지켜나갈 때 아무리 힘든 시대적 상황 속에서도 교회는 더욱 든든히 세워져 갈 것입니다. 무엇을 섞은 커피가 아니라 순수한 커피가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지켜내듯이, 세상적인 가치와 혼합됨을 강력히 거부하며 복음의 진리를 지켜내는 한국교회가 되기를 기도합니다.
최우성 목사(태은교회, 강원대학교 교수, Ph.D, D.Mi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