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살쯤으로 기억하고 있어,
군인 간 오빠 휴가 나오면서
누런 봉투에 짙은 밤색 가루를 가져왔어,
작은 메모지 같은 고 작은 거를 뜯어서
미숫가루 타듯이 양은 대접에 듬뿍 탔어.
아, 궁금했어
과연 어떤 맛일지
첫맛이 지독히 썼어,
독약이 아마 이런 맛이 아닐까 싶었어.
밤색 물을 반씩 나눠 두 대접을 만들고
조그만 봉지 하나를 뜯었더니 설탕이 들어 있었어
설탕을 넣고 숟가락으로 저어 다시 마셔보니
그런대로 혀끝에 맴도는 맛이 그냥 좋았어,
태운 누룽지 같은 향이랄까
한 사발 다 마시고 나서 곧바로 한 사발을 들이켰어,
맹꽁이배처럼 불룩해졌지 왠지 뒷맛이 묘했어,
그날 밤 날밤 꼴딱 새웠지
너와 가슴 두근댄 첫 만남은 심장 팔딱거렸어.
멈추지 않는 떨림이 무슨 병 걸린 줄 알았어,
그때 너의 이름을 알게 되었지,
커피라는, 에티오피아 흑진주 같은 여인의 이름 같았거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