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오면 그 누구나 추억에 쉽게 잠기게 됩니다. 낙엽이 물들어가는 거리를 보면서 정서가 풍부해지고, 지나온 추억을 그리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따뜻해집니다. 이럴 때 향기로운 커피 한잔을 앞에 두고 좋아하는 음악을 들을 수 있다면 정말 행복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누구나 한 번쯤은 누군가를 사랑하고 그리워했던 기억이 있을 것입니다.
가곡 첫사랑은 작곡가 김효근 선생이 1985년에 자신의 아내에게 프로포즈를 하기 위해서 만든 노래라고 합니다. 이 노래 가사를 보면 정말 첫사랑의 절절하고 뜨거운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대를 처음 본 순간이여
설레는 내마음에 빛을 담았네
말 못해 애타는 시간이여
나 홀로 저민다
그 눈길 마주친 순간이여
내 마음 알릴세라 눈길 돌리네
그대와 함께한 시간이여”
현생인류를 가리켜 호모 사피앤스(Homo sapiens)라고 하기도 하고 호모 에렉투스(Homo erectus)라고 하기도 하는데, 호모 사피엔스는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뜻이고, 호모 에렉투스는 똑바로 선 인간, 직립하는 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커피를 마시는 인간은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요?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호모 카페인스(Homo Caffeinus)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 세상에는 커피를 마시지 않는 사람들과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 두 종류의 인간들이 있습니다. 제 주변에도 커피를 좋아하지 않는 분들이 있습니다. 이것은 그분들의 선택이니까 존중합니다. 카페인에 민감한 분들은 커피를 잘 마시지 않습니다. 건강을 위해 커피를 안 마시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런데 살펴보면 주변의 거의 모든 사람들이 커피를 좋아하고 즐겨 마십니다. 그만큼 이미 커피는 현대인의 삶의 일부가 되었습니다.
사람들에게 왜 커피를 마시는지 질문해 보면, 이유는 다양합니다. 피곤하니까 마시고, 졸지 않기 위해서 마시고, 식사하고 입가심으로 마시기도 합니다. 가장 큰 이유는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모든 기호식품이 그렇듯, 좋으니까 커피를 마시는 것입니다.
어떻게 커피는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요?
커피 안에는 다양한 성분들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카페인(Caffeine)이지만 이 외에도 다양한 성분들이 존재합니다. 저는 인류가 커피를 사랑하는 가장 큰 이유를 커피 속에 있는 다양한 향기성분(Aroma)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삶에 있어서 향기는 정말 중요합니다.
하나님이 인간에게 주신 후각의 기능은 생존에 큰 도움이 됩니다. 불에 타는 냄새를 맡으면 직감적으로 위험을 감지하고, 썩은 냄새가 나는 음식은 상한 음식이라고 인식하여 먹지 않게 됩니다. 향기로운 과일의 향기는 미각을 자극하고, 군침이 돌게 하고 소화액을 생성하여 식욕을 돕습니다. 다른 사람에게서 나는 향기로운 냄새는 그 사람에게 매력을 느끼게 하며 좋은 관계를 형성하게 합니다.
알려진 바에 의하면 커피에는 800가지 이상의 향기물질이 존재합니다. 이 향기물질은 한번 인간의 후각에 인식되면 결코 잊혀지지 않게 된다고 합니다.
“후각은 기억보다 강하다”(L'odorat est plus puissant que la mémoire)는 말이 있습니다. 프랑스의 소설가 마르셀 프루스트(Marcel Proust)의 소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에 보면 주인공이 홍차에 적신 마들렌 과자의 향기를 통해 과거의 기억을 되살립니다.
향기는 첫사랑의 기억을 소환합니다. 커피를 마시며 첫사랑의 추억에 잠겨보는 여유를 갖는다면 참 아름다운 가을날이 될 것 같습니다.
그런 점에서 커피는 복음을 전하는 일에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향기로운 커피를 마시면서 처음 복음을 접하고 예수를 믿게 된 사람은 향기로운 커피를 마실 때마다 자기가 처음 예수를 만난 기억이 떠오르지 않을까요? 향기로운 커피를 한 모금 마시는 순간이 예수를 처음 사랑하는 순간으로 기억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그 마음 열리던 순간이여
떨리는 내 입술에 꿈을 담았네
그토록 짧았던 시간이여
영원히 멈추라”
커피는 첫사랑의 기억을 소환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