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를 얻기 위해서는 원두에서 커피를 추출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 커피는 원두의 분쇄도가 가늘수록, 온도가 높을수록 성분의 추출이 잘 이루어진다. 같은 원두를 사용한다 하더라도 분쇄도의 굵고 가는 정도, 물의 온도에 따라서 원두에서 추출되는 커피의 맛이 달라진다. 어떤 방식으로 추출하느냐, 그리고 어떤 제조법으로 커피를 만드느냐에 따라 우리는 다양한 종류의 커피를 얻을 수 있다. 오늘날 우리의 성격처럼 다양해진 커피 추출 방법과 커피를 성격유형검사(MBTI)에 빗대어 소개해보고자 한다.
▼ 압력을 이용한 방식
가장 먼저 소개할 방법은 압력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우리가 어느 카페에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에스프레소가 바로 압력을 이용하여 원두로부터 커피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만드는 커피다. 곱게 간 원두에 고온, 고압의 물을 투과시켜 추출하면 에스프레소를 만들어낼 수 있다. 에스프레소(Espresso)라는 어원도 압력을 가해(press) 짜낸다(ex-, es-)는 것에서 비롯되었다. 핸드드립이나 프렌치프레스를 이용하는 방법과 달리 매우 진하게, 종이필터를 거치지 않고 추출되는 방식이기에 커피의 질과 맛이 강렬하게 드러난다.
이러한 압력을 이용한 방식은 ISTJ의 성격과 닮아있다. ISTJ의 별명은 ‘청렴결백한 현실주의자’로 규칙을 준수하는 특징이 있다. 성실하고 책임감이 강해서 틀에 짜여진 사회에서 주어진 임무를 철저하게 완수하려 노력하는 경향이 있는 ISTJ는 고온, 고압으로 커피를 추출하는 커피를 추출하는 에스프레소와 같은 커피가 어울린다.
▼ 드립(Drip) 방식
분쇄한 커피 빈을 거름망에 장치한 깔때기에 담고 온수를 통과시켜 추출하는 커피다. 이때 온수가 아닌 냉수를 이용하여 커피를 추출하면 콜드 브루 커피가 된다. 국내에서는 주로 드립커피(Drip coffee)라고 부르는데, 영미권에서는 드립커피보다는 푸어오버 커피(Pour-over coffee)나 필터드 커피(Filtered coffee)라는 명칭을 더 많이 사용한다. 압력을 이용하는 방식이 재빠르게 커피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이라면, 드립 방식은 비교적 천천히 커피를 추출하는 방법이다.
이러한 드립 방식의 커피 추출법은 MBTI로는 ISFJ 유형의 성격과 닮았다고 할 수 있다. ISFJ의 사람은 MBTI 유형 중 가장 정의 내리기 어려운 유형이다. 거름망에 원두를 걸러 커피를 얻는 드립 방식처럼, 남에게 해를 끼치는 걸 원치 않아 가까운 사람에게도 본인의 마음을 잘 표현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차분한 성격의 ISFJ들은 비교적 느리게 커피를 추출하는 콜드브루와 같은 드립 방식의 커피가 잘 어울린다.
▼ 침출(Steeping) 방식
침출 방식은 저온, 저압에서 커피를 천천히 추출하는 방식이다. 원두를 물에 담가놓고 기다리기만 하면 되는 방식이라 바리스타의 실력을 타지 않고, 커피의 개성과 원두의 품질이 가장 잘 나타나는 추출 방식이다. 대량의 커피를 한번에 만들어낼 수도 있다. 심지어는 뜨거운 물이 없어도 조금만 기다리면 커피를 마실 수 있다는 뚜렷한 장점이 있다. 다만, 농도가 낮은데 비해 카페인에 양이 많아 카페인에 예민하다면 다른 방식을 선택하는게 좋다. 원두가 그대로 커피에 반영되는 만큼 원두 상태에 따라 커피의 맛이 변한다는 약점도 존재한다.
이런 침출 방식과 잘 어울리는 MBTI는 INTP다. INTP는 ‘논리술사’라는 별명이 있는데, 자신의 독특한 관점과 활기 넘치는 지성에 자부심을 느끼며, 우주의 미스터리에 대해 깊이 생각하곤 한다. 논리술사는 상당히 희귀한 성격이지만 뛰어난 창의성과 독창성으로 많은 사람 사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곤 하는데, 이러한 성격이 원두의 개성을 표현하는 것과 닮아있다. 또한 침출 방식은 커피 추출방식이 오래 걸리는데 자신만의 생각에 빠지는 경향이 있는 INTP들에게 가장 어울리는 커피라 할 수 있다.
▼ 달임 방식
가장 원시적인 방법이자 커피 추출 방법의 원형이다. 말 그대로 커피를 달여내는 오래된 전통 방식이며, 다른 도구가 없어도 커피를 마실 수 있는 방법이다. 불과 주전자만 있으면 되는 간단함 때문에 널리 오래 쓰였다. 공통적으로 매우 독하다는 특징이 있다.
ESTJ는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성격으로, 일을 계획하고 추진해나가는 힘이 있는 성격이다. 타인의 단점들을 디테일하게 지적하고 즉각 수정하기를 요구하며 화를 내는 모습도 드러나는데, 조직적이고 절도 있으며 무게감이 있는 선배, 교육자, 상사, 사장, 가부장적인 부모 등의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현실적이면서 실용적이고 전통과 규칙을 고수하는 성격을 가진 ESTJ가 달임 방식의 커피와 가장 닮았다고 생각한다.
▼ 믹스 커피
가히 대한민국 커피의 선두주자라 할 수 있는 믹스 커피는 다양한 커피가 많아진 대한민국에서 아직도 커피 산업을 이끌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믹스 한 봉지에 열풍건조나 동결건조한 커피 가루를 넣어 끓는 물만 있으면 쉽사리 인스턴트 커피를 타 마실 수 있다는 편의성이 가장 큰 장점이다. 다양해진 커피 속에 과거보다는 찾는 사람이 덜해졌지만, 여전히 믹스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은 하루에 3~4잔을 찾아 먹기도 한다. 시장 규모도 1조 원이 넘는 엄청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이러한 믹스커피와 어울리는 성격은 ENTP다. 두뇌 회전이 빠르고, 직관적으로 문제를 바라보는 ENTP는 기존의 체제들을 뒤집고 분야 전체의 도약을 이뤄내는 성격의 인물이 많은데, 등장 당시 엄청난 인기를 몰았던 믹스커피와 닮아있다.
▼ 마무리
커피는 사용하는 원두가 같다고 해서 같은 맛을 내지 않는다. 만드는 사람에 따라, 들이는 시간에 따라 천차만별 각각의 개성이 돋보이는 커피로 재탄생하게 된다. 어쩌면 성격을 획일화되게 분류하는 MBTI와는 맞지 않을지도 모르나, 같은 MBTI여도 다양한 성격을 내는 우리처럼 커피의 맛을 다양한 추출 방법을 통해 맛 보는건 어떨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