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를 돌리기 위한 방편으로 한 사람이
초록색병의 물을 입안에 탈탈 털어 넣는 거였다.
초록물이 오장육부를 흔들고 회오리바람을 일으키고 올라와
발바닥 밑에 있는 지구를 빙글빙글 돌려
세상은 깡그리 자신의 것이 되는 거라 믿었다.
사내는 지구 자전과 공전을 멈추게 할 순 없는 일이라 여겨 순수 초록물 마시는 것뿐이다 외치고 자신의 별을 찾아 안착하는 게 전부다.
발밑에선 뜨겁게 달궈진 지구가 돌고 중심에 그가 서있었다.
고요를 파괴하고 지축을 흔들던 날 별들끼리 충돌, 파열음을 듣기 위해 땅바닥에 몸을 바투 밀착시켜 드러눕고 우주와 하나가 되었다.
미리내 강을 건너 별의 이름을 각각 부르다가 지구 자전과 공전하는 위에 자신의 궤적을 찍어놓고 사내는 초록색 얼음별이 되어 떠나갔다.
밤마다 초록이슬은 풀잎 위에 내려 싱싱한 별 한 바가지 쏟아붓고
삭막해진 생 애통하지 않는 자 대신해 울어야만 했다.
초록별이 된 사내가 외쳤다.
각지고 모서리 진 세상,
그대 눈에 뜨거운 눈물 마르지 않도록 흘려라!
뱀살피부를 가지고 태어난 사내는 천형 같은 삶을
맨 정신으론 살아갈 수가 없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