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량 마을이 아름다운 이유
최우성 기자(커피해럴드신문 발행인 / 강원대학교 커피과학과 교수)
서해안 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다가 보면 아름다운 춘장대 해수욕장을 끼고 아름다운 동백나무 숲이 있다. 그곳은 서천군 서면 마량리다. 잘 알려진 지역은 아니지만 계절을 따라 풍부한 해산물이 나와서 주꾸미 축제와 광어축제 등 전국적으로 알려진 유명한 축제가 열리는 곳이다. 특히 우리나라 대표 김인 광천김의 생산지이기도 한 이 곳은 새로운 활력으로 들썩거린다.
그것은 2016년부터 시작된 바리스타 교육 때문이다. 농촌과 어촌이 함께 공존하고 있는 아름다운 마을 서면, 그러나 이곳에는 이렇다 할 문화생활이 거의 없다시피 한데, 마량리 언덕에 있는 동백정교회에서 커피를 매개로 한 지역주민들을 위한 문화교실이 시작된 것이다.
사실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로 성경이 전래된 지역이며 감리교선교사인 아펜젤러목사가 1902년 6월 11일에 해상 사고로 순직한 마량 앞바다가 보이는 곳이다. 이 뜻 깊은 곳에 이를 기념한 아펜셀러 순직 기념관이 2012년 6월 11일에 설립되었다.
기념관 앞에는 가우처 홀이라는 아름다운 건물이 있는데, 바리스타교육은 이곳에서 진행된다. 바리스타교육은 서면사무소에서 요청함으로 이루어졌다. 동백정교회 남광현 목사는 남들이 알아주는 바리스타 목사이다. 그가 커피를 배우고 수많은 자격증을 취득한 이후에, 자기에게 있는 달란트를 이웃을 위해서 사용하기로 하고, 먼저 기념관에 방문하는 이들에게 손수 로스팅한 커피로 아메리카노를 제공해주기 시작한지 벌써 7년째가 되어가고 있다.
아펜셀러 순직기념관은 많이 유명한 곳이라 해마다 수많은 방문객들이 찾아온다. 2015년부터 해마다 3만 명 정도 방문했으니 어림잡아도 남광현 목사 부부가 내려주는 아메리카노를 마신 사람들이 2만 명이 훌쩍 넘는다.
커피 맛도 정말 맛있지만 이 모든 것을 무료로 제공한다. 커피를 만들어 대접하는 정성도 정성이지만 그 비용이 만만치 않아보여 기자가 돈을 받고 제공하는 것이 어떠냐고 물어봤다.
아무리 직접 커피를 볶아서 제공 한다고는 하지만 정말 엄청난 돈이 들어가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랬더니 사람 좋은 그는 환하게 웃으며 이렇게 말했다.
“거저 받았으니 거져 주라는 말씀을 실천하는 것 뿐입니다. 우리나라에 온 선교사들도 자기의 목숨까지 모두 남김없이 우리 민족을 위해서 거져 주었거든요...”
아래는 남광현 목사와의 인터뷰내용이다.
기자 : 목사님에게 있어서 커피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남목사 : 커피는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소통이 된다는 건 문화를 공유한다는 것으로 해석되지요. 한편으로는 문화를 바꾸어간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저는 커피로 우리 지역사회의 문화가 한층 더 아름답게 발전되기를 기대합니다.
기자 : 지역에서 커피바리스타 교육을 진행하면서 느낀점은 무엇인가요?
남목사 : 우리 마을에서는 커피가 새로운 나눔의 문화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커피 교육을 통해 배출된 바리스타들이 100여 명 정도가 되는데요, 그분들이 지역사회에서 나눔 운동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나눔이 이루어지면서 계층과 지역의 연결고리가 이어지고 긍정적인 역할을 배출된 커피 바리스타들이 감당하고 있으며, 그분들의 역할이 확대되는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 지금까지 백여 명의 바리스타를 배출하셨습니다. 농어촌지역의 특성상 이는 정말 대단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 배출하신 바리스타 제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남목사 : 저를 통해 배출된 바리스타들도 어촌과 농촌이 연결되는 서면의 특성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분들이 농촌과 어촌의 문화적 연결고리가 되어 지는 것입니다. 지금까지도 역할을 잘 해오셔서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기자 :지금까지 지역에서 제자들과 함께 지역을 많이 섬기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기억나는 뜻 깊은 일 몇 가지를 말씀해주세요.
남목사 : 제자들이 지역 주꾸미 축제 때 커피를 판매하여 수익금 600여만 원을 지역 장학금으로 기탁한 일, 가우쳐 홀에서 일일찻집을 해서 수익금 오백여만 원을 관내 마을회관에 동절기 생필품을 구입하여 전달한 일등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기자 : 좋은 말씀 감사드립니다.
마침 이 날에는 12명의 예비 바리스타들이 그동안 열심히 배우고 닦은 실력을 검증 받는 날이었다. 커피비평가협회(CCA) 주관으로 진행된 바리스타 자격 검정시험에 참여하는 주민들은 떨림과 설레임으로 복잡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하지만 그동안 얼마나 열심히 연습을 했는지 기자가 보기에 정말 실력들이 출중했다.
시험을 마친 예비 바리스타 두 사람에게 소감을 물었다.
김 다정 님(10기 대표)
그동안 오직 나만을 위해 뭔가를 해 본지도 오래된 것 같았는데 커피로 인해 고립된 저의 삶에 활력소가 된 것 같습니다.
매주 수요일이 너무 기다려졌고, 짜증과 스트레스가 밀려올 때면 핸드 드립하며 마음의 안정을 찾은 것 같았습니다.
더불어 아이들에게 엄마도 도전할 수 있다는 모습을 보여 줄 수 있어 뜻 깊은 12주를 보낸 것 같습니다.
이것이 마지막이 아닌 새로운 기회가 되길 바라며 가르쳐주신 남광현, 김수경 바리스타님들께 감사하단 말씀 전합니다.
전 화순 님
6월의 어느날!
70을 바라보는 제가 처음 충남 서천군 서면 동백정교회 가우처홀 문을 열고 들어갔을 때에, 젊고 예쁜 새댁들과 마주 앉을 때. 겁이 났었습니다.
과연 젊은이들과 같이 소통하며, 바리스타가 될 수 있을까... 하고요.
배우는 과정에서도 늘 젊은이 새댁들에게 묻고 배우고 따라하며 함께 하는 것이 즐거웠습니다.
드디어, 오늘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마음 졸이며, 시험에 임했습니다.
과연 시험은 시험이었습니다.
왜 그리 긴장되는지요~
하지만 시험관 선생님께서 합격 통보를 해 주심에 너무 기뻐 마음은 하늘을 나는 기분입니다.
정말 이 나이에도 하면 되는구나!
저는 이번을 계기로 용기를 얻어 또 다른 무엇인가를 할 수 있겠구나 하고 깊은 감사 드립니다.
우리 목사님 사모님 그동안 큰 봉사하심과 깊은 배려를 아마도 영원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또, 저도 목사님과 사모님의 인자하심과 배려하시는 품격에 감동 받았습니다.
많은 것을 배운 대로 또 다른 곳에서 베풀며 살겠습니다.
기자는 인터뷰를 마치며 나오는 길에 저 멀리 마량 앞바다를 보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깊고 아름다운 바다처럼 이곳은 참으로 깊은 사랑과 나눔이 있는 아름다운 마을이라고...












